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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린이 부정교합 치료기] 만 5세 어린이의 부정교합 교정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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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아들 부정교합(아랫니가 윗니보다 바깥으로 나와있음)으로 걱정이 되어 성장기 교정 전문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외관상 주걱턱이거나 입이 튀어나와 있지 않지만 혹여나 앞으로 성장하면서 그렇게 발달할 수도 있고 또 저작에 문제가 될 수도 있어 교정을 고려하고 있었어요.

첫 방문(10/31)에서는 간단한 진료와 구개기를 낀 채 입모양 사진을 찍었는데 아이가 낯설어하긴 했지만 울거나 거부하지는 않았습니다. 

 

개구기를 끼고 찍은 사진-너무 붉어서 흑백처리 했습니다

 

 

성장기 교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협조도라고 합니다.

이론적으로 교정은 일찍 시작할수록 더 효과가 좋으나 너무 일찍 시작하여 아이가 거부하거나 치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다면 그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해요.


우리 아이는 2015년 3월 생으로 아직 만 5세라 치과를 일찍 방문한 편이고 영구치는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원장님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해보자 하셨고 한 달 동안 치과와 검사에 대해 아이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하여(정밀 검사 후에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뇌물과 함께) 두 번째 방문(12/12)에서 정밀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정밀 검사로는 X-ray, panorama CT, 상악 & 하악 본뜨기, 정면과 측면에서 여러가지 사진 찍기 등 진행했습니다. 엑스레이와 파노라마 검사는 잘했습니다. 문제는 본뜨는 것이었는데 평소 비염으로 코로 숨을 잘 못 쉬고 항상 입으로 호흡했었는데 본뜰 때는 입을 벌린 상태에서 코로 숨을 쉬어야 했기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역시 아이는 힘들어하며 울었고 옆에서 달래 가며 힘겹게 본을 떴습니다. 그 이후 카메라로 정면과 측면, 입을 다문 채로 그리고 웃으면서 여러 가지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왕이면 본뜨기 전에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본뜨면서 힘들었던 아이는 잘 웃지 않았습니다. 결국 차에 준비해둔 장난감을 들고 올라와 카메라 옆에서 장난감을 보여주며 웃음을 유도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면 아이는 웃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대망의 세 번째 방문(12/19)에서 그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3급 부정교합*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보통 만 6세쯤 영구치가 올라오고 그 전후로 치과를 방문하여 교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영구치가 올라오면서 유치의 방향에 따라 그대로 앞니가 반대로 물릴 수 있기 때문에 보통 그때 많이 한다고 합니다. 

 

1급 부정교합
2급 부정교합
3급 부정교합

 

  • 1급 부정교합: 어금니 교합은 정상이나 치아가 삐뚤삐뚤하거나 치아 사이에 틈이 있는 부정교합
  • 2급 부정교합: "돌출입", 위턱의 과도한 성장이나 아래턱의 성장이 부진한 경우
  • 3급 부정교합: "주걱턱", 아래턱이 과하게 성장하거나 위턱의 성장이 부진한 경우, 혹은 2가지가 동시에 생기는 경우

우리아이의 위턱뼈, 아래턱뼈의 기울기를 확인했을 때 각도가 큰 편이라 수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고 정상적으로는 윗니가 아랫니를 깊숙이 물어 턱이 과성장하는 것을 방지해주는데 부정교합일 경우 위턱 발달이 지연되고 아래턱이 더 길어지면서 과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인 것은 기도공간이 넓어 코로 숨 쉬는 데 있어 구조적인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염으로 인해 항상 코가 막혀있고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생겨 비염치료도 병행해야 된다고 합니다. 코로 숨을 쉬어야 코 점막이 강해지며 상악골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데 자꾸 입으로 숨을 쉬면 아래턱은 더 발달하게 되고 입술이 시옷자 입술로 입술 점막에 림프액이 쌓여 붓게 되고 입이 점점 튀어나오게 된다고 합니다. 비염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코 세척으로 하루에 한 번 이상 해주면 좋다고 했습니다. 단, 코 세척은 코가 뚫린 상태에서 해야 되고 비염으로 코가 계속 막혀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라고 합니다. 운동을 해서 몸이 데워지면 일시적으로 코가 뚫리게 되고 그때 세척을 해줘야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미 여기서부터 멘붕이 왔습니다. 감기 걸렸을 때 코에 살짝 뿌리는 식염수도 싫어하는 아이에게 코세척이라니..... 


계속해서 결과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아주 귀여운 CT 파노라마 사진을 보았습니다. 아이의 잇몸 속에 숨어있는 작은 치아들이 마냥 귀엽게 보였는데 설명을 듣다보니 마냥 귀여워할 것이 아니었어요

CT 결과 사랑니와 과잉치는 현재 보이진 않고 다른 치아들은 다 적절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아래턱에는 영구치들이 겹쳐있지 않지만 위턱은 영구치들이 잇몸 속에서 겹쳐져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의 치료 초점은 위턱은 상하좌우로 키우고 아래턱은 성장방향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해진 턱뼈를 작게 만들 수는 없고 대신 성장 방향을 바꿔 아래로 길어지지 않고 옆으로 넓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다음 진료 때 잠잘 때 끼고 자는 몰캉몰캉한 장치를 받아서 끼고 생활하면서 근기능 훈련 치료를 병행하면 한 달 정도면 윗니가 아랫니를 물 수 있도록 바뀔 것이라고 했습니다.  Class III 가 Class II로 바뀌는 것이지요. 

그렇게 일년 정도 후에 face mask를 끼고 또 위턱을 벌려 키워주는 장치를 6-9개월 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도 잠잘 때 끼고 자는 것은 계속하고요. 그리고 중간에 영구치가 나오면 영구치가 똑바로 나올 수 있도록 필요한 과정들이 있다고 해요.

 

face mask 사진을 보는데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어린 찰리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여기까지가 Plan A 성장기 교정과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안되면 Plan B로 이차 교정이 들어가야 되고 이렇게 성인이 될 때까지 했음에도 결국 치료가 안돼서 양악수술까지 가는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잘 협조해서 한다면 좋아질 것이라 하니 너무 앞선 걱정은 넣어두고 차근차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장님이 이것은 장거리 달리기라고 생각해야 하고 너무 엄격하게 아이에게 밀어붙이면 안되고 유연하게 해야 된다며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아이와 감정적으로 상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말이죠.

 

밤에 끼고 자는 장치는 세번째 방문 당일에도 받아갈 수 있었지만 치과에 방문하기 전에 오늘은 엄마 아빠만 설명을 듣고 너한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일주일 후에 받기로 예약을 하고 왔습니다. 

아이의 구강 크기에 맞춰 기제작되어 나온 장치 중에 골라야 되고(아마도 제일 작은 사이즈로 할 것 같다고 하긴 했습니다) 설명도 들어야 되니 급하게 하지 않고 다음 주에 와서 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이 길겠지만 아이와 함께 힘을 내어 잘 기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도 해야 된다는 건 안 비밀...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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